글. 최양균 (부천200K 단장)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길, 뜨거운 태양 볕이 나를 따로 오지 않길, 이른 아침 떠오르는 태양과 눈 맞추기, 퇴근길 석양빛이 지친 하루의 위로가 되는 순간, 같은 듯 다른 같은 길을 걷기,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냥 몸이 움직이는,내가 사는 낯선 도시 부천, 나도 가보고 싶은 길이 있다고, 매일 나를 일으켜 주는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 밤에도 좋아 낮에도 좋아 언제라도 불러 주길, 혼자여서 좋을 때도 함께여서 좋을 때도, 제주에 날씨는 어떤지 바람은 어떤지 풍경은 어떤지...

이 모든 생각이 스트라바 기록들을 보며 혼자서 하는 상상이다. 코로나로 모일 수 없을 때 우리는 21년 부천 100K로 이런 상상을 현실로 실천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늘 누군가와 함께 무엇을 하는 것에 익숙한 일상은 한순간에 멈추게 되었고,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지 못함에서 오는 외로움이 코로나보다 더 불안하게 나를 흔들었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같은 목표를 두고 두 달 동안 100km를 걸어보자고 했을 때 생각지도 못한 참여가 있어 놀라기도 했다.

그렇게 각자는 동일한 목표를 두고 걷고 또 걸어 마침내 완주까지 했다. 그리고 22년. 끝날 듯 끝나지 않은 코로나, 건너야 할지 건너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는, 그래서 오히려 더 혼란한 시대! 그래서 더 뜸이 오래 들었던 22년 부천 200K는 어찌될지 모르는 혼란한 상황에서 시작됐다. 기획이 어려웠고 새로운 변환기에 맞는 미션을 주고 싶었으나 늘 과욕이 문제다. 200km나 되는 거리도 부담이 되고 무엇보다 비조합원을 초대해야 되는 것은 더욱 우리에게 부담을 안겨 주었다. 그러면서 배운다. "다음엔 잘하겠지" 하면서.​

부천 200K를 시작한 지 벌써 한 달이 되어 간다. 전체 카톡방에 여러 소식들이 올라오고 그중에 벌써 200km를 완주한 분의 자축 메시지도 있다. "벌써?"라는 탄성과 "나는 언제 하지?" 하는 생각, 그리고 "나도 조금만 하면 완주"라고 하는 그런 분위기들이 여기저기서 읽힌다. 첫 부천 100K는 모일 수 없어 혼자 미션을 달성해 갔다면 이번 부천 200K는 함께다. 그래서 매주 소모임 담당자를 조직하고 함께 걷기를 하고 있다.